blah/Mini-Journal

2024 상반기를 되돌아보기

이고란. 2024. 6. 27. 22:56

작년 10월 즈음 해서 프로그래밍을 공부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유야 여럿 있는데 중요하진 않다. 나는 적절한 교육장을 골랐고, 올 상반기에는 해당 교육장에서 프로그래밍을 공부했다.

 

- 교육장에서는 기본적인 자료구조와 알고리즘, Python, Django, HTML, CSS, JavaScript, Vue.js를 배웠다.

- Java와 Spring을 따로 공부했는데 시원찮았다.

- OOP와 DDD에 대해 약간 갈피를 잡았다.

- Ollama와 KoboldCPP를 조금 가지고 놀았다.

 

알고리즘 문제는 대략 12001100개 정도 푼 것 같다. 교육장에서 알고리즘 문제만 풀도록 하는 기간이 있었어서 그때 많이 풀어뒀다. 한 500개는 굉장히 기초적인 문제들이고. 실력은 글쎄, 딱 백준 플레티넘5에 어울리는 정도 같다. 코드포스나 프로그래머스 문제들도 많이 풀 생각이었지만 코드포스는 손도 안 댔고 프로그래머스만 조금 깔짝댔다. 우선순위의 문제였어서 마음이 아프진 않지만 아쉬운 점은 있다.

 

블로그는 이제 1~2주에 포스팅 하나씩 쓰게 되는 것 같다. 트러블슈팅 기록에 대해 쓸까 싶다가도 뭔가 의미가 너무 적어보여서 망설이다가 넘기게 된다. 비슷하게 Notion 활용도 조금 어렵다. X(구 twitter) 계정을 하나 파서 거기에 간단한 트러블슈팅이나 생각들을 정리할까 했는데 익숙해지지 않는다. 어제는 Obsidian을 만져봤는데 잠재력은 높아보이는데 꾸준히 붙들어야만 그 잠재력의 일부라도 끌어낼 수 있을 것 같다.

 

시간을 쪼개어 쓰는 게 여전히 어렵다. 내가 다니는 교육장은 1년 커리큘럼이고, 6월 한 달은 교육장에 직접 나가지 않고 원격으로 일정이 진행됐다. 따라서 내 할 일을 내가 설정해야 했는데, Microsoft To Do를 활용했다. 그전까지는 난잡하게 일을 벌여놓고 수습을 못하다가, 그후로 간단한 것들은 오전 중에 끝내고, 오후는 책을 읽거나 인터넷을 떠돌아다니다가, 저녁이 되어서야 조금 복잡한 것들(ex. Spring으로 CRUD 구현하기, Real MySQL 공부하기 등)을 붙잡는 패턴이 형성됐다. 아쉽지만 그런대로 만족스럽다.

 

최근 가장 흥미가 가는 것은 RAG(retrieval augmented generation)다. 개인적으로 RAG 언저리에 중단기적인 미래가 있다고 본다. 모델 하나 가지고 벡터 데이터베이스 조작부터 해서 RAG의 한 사이클을 다 다뤄보고 싶은데 벌써 6월이 거의 다 지났다. 하반기에 어떻게든 짬을 내고 싶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가치가 급변하는 지식이 있고 상대적으로 그렇지 않은 지식이 있다. 흔히 말하는 컴퓨터 과학 지식들은 시간에 독립적인 것처럼 느껴진다. 물성에 가까운 것과 공리에 가까운 것 정도가 시간이 지나도 색이 바라지 않는 것 같다. 달리 말하자면 오래 살아온 것들은 앞으로도 오래 살 가능성이 높다고 해도 될 것이다. 그런 지식들을 분류하고 습득하고 싶다. 이것에 관해서는 따로 글을 쓸 예정이다.

 

그러고 보니 'Shall We Django?'와 DP 관련 포스팅을 하기로 했었는데… 유기했다. Shall We Django?의 경우에는 내가 당시에 세웠던 계획이 상당히 무의미해져서 그만뒀다. 교육장에서 배우는 내용과 계속 겹치기도 했고, 프론트와 백의 분리에 대한 필요성을 배우고 나니 Django로만 진행하는 것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낮아졌다. DP의 경우에는 게시글을 거의 완성하고 보니까 논리의 헛점을 찾았다. 그걸 고치려고 끙끙대는 와중에 더 괜찮은 접근방법을 깨달아서 그대로 글을 완성시키는 게 꺼려졌다. 물론 전부 변명에 불과하다. "의지적"이었다면 다 해냈어야 맞겠지.

 

하지만 나는 만족스럽다. 이 정도면 과거의 나에 빗대어 봤을 때 꽤나 성실했다. 성실은 하루아침에 곧바로 달성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 기질을 쌓아가는 중이다.

 

프로그래밍이 재밌나? 지금은 그렇다. 아직 겉핥기만 하고 있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하반기에는 프로젝트가 예정되어 있다. 더 재밌어질 거라고 생각한다. 실제로도 그랬으면 좋겠다.